디자인시스템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많은 조직에서 표면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Figma로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만들면 되는 거 아니야?”,
“디자인 토큰으로 스타일만 코드에 연결하면 끝나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은 여전히 많이 들립니다.
이런 접근은 디자인시스템을 도구 수준의 결과물로만 바라보게 하고,
결과적으로 구축 후 실제 서비스에 반영되지 않거나, 버려지는 시스템이 되기 쉽습니다.
디자인시스템은 단순 제품이 아닙니다.
– 다양한 조직, 다양한 워크플로우, 다양한 접근 필요

디자인시스템은 UI 컴포넌트만 모아둔 디자인 라이브러리나, 디자인 토큰을 코드에 반영한 일련의 파일 집합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피그마로 정리된 디자인 파일”, 혹은 “토큰화된 CSS 변수”만 있으면 디자인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라 오해하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디자인시스템의 결과물만을 보고 그것을 곧 시스템이라 간주하게 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디자인시스템은 ‘제품’이 아니라 ‘프로세스’이자 ‘조직 체계’
디자인시스템은 각 조직의 디자인 문화, 개발 환경, 프로젝트 프로세스, 협업 방식 등 수많은 요소의 영향을 받습니다. 즉, 디자인시스템은 정적인 산출물이 아닌 동적인 변화관리 시스템이며, 각 조직의 목표와 사용 맥락에 맞춰 설계되어야 합니다.
스타트업과 공공기관의 접근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고 개발 내재화 여부, 컴포넌트 재사용범위와 강제성, 서비스 범위에 따라 구조도 다르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또, 제품생산의 프로세스상의 디자인시스템의 적용범위와 방법, 단일 브랜드 제품군을 위한 디자인시스템과, 수십 개의 B2B SaaS 제품을 위한 멀티브랜드에 따라 디자인시스템은 구성 방식이 완전히 다르게 설계를 해야 합니다.
이러다 보니 …
우리 같은 대행사 입장에서는 디자인시스템에 정형화된 견적을 일률적으로 제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디자인시스템은 단순히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고객 조직의 업무 방식과 목표에 맞춰 프로세스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하는 컨설팅과 구축이 결합된 대형 프로젝트 성격과 같습니다. 이는 단순 자산 개발이 아니라, 조직의 협업 방식과 디지털 운영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개발 프로젝트와는 본질적으로 다를 수 있습니다.
기성 제품처럼 단일 패키지 가격으로 “디자인시스템개발 = 얼마” 식의 견적 제시하거나 단순히 구축프로젝트를 하면서 디자인시스템을 함께 개발하여 구축했다고 하더라도 내부 조직에서 도입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오히려 디자인 시스템 도입비용에 예산만 낭비하고 실패 하게 될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 입니다.
디자인시스템은 단기 구축 프로젝트가 아니라, 제품 전략과 조직 문화를 담아내는 핵심 인프라로 단순 견적서가 아닌, 함께 정의하고 함께 발전시켜가는 설계 파트너십이 되어야 합니다.
디자인시스템 구축은 어떻게 진행 되어야 할까요?
디자인시스템은 단순한 자산 정리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합니다:

- 기존 디자인의 사용성 검증
유저 피드백, 분석 데이터, 인터뷰 등을 통해 현재 UI의 문제점과 사용성 저해 요소를 파악합니다.
단순히 디자인을 재정비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중심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 사용성 기반 리디자인
검증된 문제점을 바탕으로 UI를 재설계하고 반복 가능한 UI 패턴으로 재정비하고, 접근성과 일관성을 확보합니다. - 컴포넌트 및 토큰 기반의 시스템화
디자인 자산을 컴포넌트 단위로 분해 및 정의하고, 재사용 가능한 구조로 정리합니다. 색상, 타이포그래피, 간격 등은 디자인 토큰화하여 코드와의 연결성을 확보합니다. - 기획 – 디자인-개발 간 협업 규칙 수립
단순히 코드로 변환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프로세스, 컴포넌트 명명 규칙, 상태 처리 방식, 사용자를 위한 사용법과 규칙등 공통 언어로서의 기준과 룰을 만들어야 합니다. - 가이드화 및 메뉴얼 제작
디자인시스템을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용 가이드를 작성합니다. 디자이너와 개발자뿐만 아니라 개발지식없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실행 중심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 프로세스 전환
기존의 waterfall, page 중심 설계 방식에서 컴포넌트 기반 협업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바꾸어야 합니다. 디자인 QA 방식, 디자인 요청 흐름, 검수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우리 조직들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요?
디자인시스템을 도입을 고민하는 분들과 조직에게
- 모든 조직이 접근할 수 있는 가이드와 메뉴얼을 제공해야 합니다.
- 2~3명의 리소스로 단기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 있다면, 목표를 재정의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사용성 리서치, 디자인 QA, 컴포넌트 가이드 작성, 코드화, 피드백 수렴 등은 반드시 예산과 인력을 계획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 조직 내 디자인시스템 전담 오너십을 명확히 하고, 구축 이후에도 운영 체계를 만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 자신의 디자인시스템 성숙도를 체크해 보세요
마치며
디자인시스템은 ‘스타일 가이드 정리’나 ‘Figma 라이브러리 제작’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용성 기반의 리디자인, 컴포넌트화 및 토큰화, 가이드 제작, 그리고 조직의 프로세스 전환까지 포함된 장기적인 전략 자산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비로소 “디자인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디자인시스템은 디자인팀만의 프로젝트가 아닌, 제품 조직 전체의 합작 프로젝트입니다.
겉보기에 간단해 보여도, 그 깊이는 제품과 조직 구조 전체를 흔드는 작업임을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